己 기토일간, 기토의 개요와 특성

己 기토의 개요와 특성

• 천간 중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간지.
• 특성: 음 / 토 / 초가을.
• 좁은 지역을 관리하는 섬세한 힘이다.
• 기토는 수축하여 자신의 영역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힘이다. 기토를 흔히 좁은 땅이라고 하는데, 한눈에 보이는, 관리가 잘된 영토를 의미하는 힘이다. 절정을 지난 양기가 막 음기로 변한 단계이며, 본격적인 수축을 위해 영역을 한정하는 힘이다. 단순히 좁은 땅이라는 물상보다는 좁은 땅의 힘에 집중해야 하는데, 무토의 단계에서 옆으로 펼쳐진 힘을 당기고 끌어모아 좁아지게 만드는 것이 기토의 본질이다. 무토가 확장이라면, 기토는 수축이다. 기호로는 안으로 좁아지는 화살표(→()←)에 해당한다.

작지만 아름다운 나의 정원

무토의 단계에서 사방으로 흩어진 양기는 기토의 단계에 이르러 수축을 시작한다. 갑목부터 시작된 양 운동이 무토에서 마무리되고, 기토에서 바야흐로 음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토의 가장 중요한 작용은 확장된 영역을 최대한 좁히는 것에 있다. 영역을 최대한 억제하고 제한하는 것이 기토의 본질이다. 구체적인 물상으로는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 울타리가 쳐진 개인 소유의 기름진 밭에 해당한다. 작고 제한된 땅을 관리해야 하는 기토는 기본적으로 배포와 스케일이 작다. 특정 분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대인 관계에서는 가족과 친족 위주의 관계에 집중하는 편이다. 열 개의 천간 중 가족과의 관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가족들에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이 기토이다. 기토는 관리가 가능한 것만 소유하며, 한번 소유하게 된 것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책임진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러하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기토가 가장 잘하는 것이다. 기토의 긍지는 적어도 내 영역은 완전무결하게 소유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한다. 기토가 관리하는 영역의 돌 하나, 풀 하나는 모두 기토의 손을 거친 것들이다. 기토는 죽어가는 모든 것을 되살리고, 관리하고, 꾸민다. 내가 차지한 영역의 모든 것을 완벽하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는 것이 기토의 자 신감이다. 기토는 한정된 영역에서 성취한 것으로 세상 전부를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자칫 우물 안의 개구리 성향을 보일 수 있다. 좁은 분야에서 스스로 이룩한 것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으니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드러낸다.

 

선택한 사람에게만 집중

무토가 일단은 끌어안고 나서 보는 힘이라면, 기토는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재단하여 수용하는 힘이다. 무토는 낯선 것을 끌어당기고 나서 '이제 네 역할을 찾아보라'고 말하는 힘이다. 반면 기토는 낯선 것을 끌어당기기 이전에 역할을 연습시키고 나서 수용하는 힘이다. 기토의 이런 힘은 대인 관계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기토는 가족과 본인이 마음을 준 주변인을 잘 챙긴다. 워낙 스케일이 작아서 공식 석상에서 기토는 약한 모습(순응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이다. 주변인들을 부드럽고 치밀하게 설득하고 관리하여 우리 가족 모두가 잘 살 방법을 고민한다. 탄탄하게 토대를 닦아 나가는 힘 덕분에 기토의 주변인은 안정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선택된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한다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는 약점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기토의 집중력은 늘 익숙하고 편안한 내 사람들에게 쏠려 있다. 낯설고 일회적인 관계에 적응하고 대인 관계를 확장하는 것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기토는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사람은 어떻게든 지키고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한다. 말썽을 부리고 주변에 피해를 주는 구성원이 있더라도 기토는 포기하지 않고 에너지를 쏟는다. 나중에 언제 큰 도움이 될지 모르니 참고 두고 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인내하는 실속주의자

무토가 좌우 사방으로 넓게 퍼져가며 현실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힘이라면, 기토는 실질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힘이다. 무토가 영향력을 넓히느라 실속이 하나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면, 기토는 영향력을 축소하면서 현실적인 이익이 될 만한 것을 취해 실속 있는 삶을 살아간다. 사람으로 보자면 인내하는 실속주의자다. 좁은 영역에서 주 어진 것만을 가지고 살아나가야 하기에 기토의 판단 기준은 이익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실용과 실속을 우선시하고,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는 현실의 손해를 감수할 수도 있는 것이 기토의 장점이다. 현실적인 생존과 이익을 위한 균형 감각과 융통성을 갖추었으므로 기토는 소규모 집단의 리더에 어울리는 힘이다. 가능성을 보고 인내할 줄 알며, 조정 능력과 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기토가 이끄는 조직은 안정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또한 인화와 단결을 바탕으로 조직이 안정되어 끝까지 조직이 생존할 수 있다. 기토의 인내하는 실속주의의 단점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단성이 부족하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토의 힘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무언가를 지켜야 하는 직업군에 어울린다.

 

성실의 아이콘

기토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만큼 본인이 맡은 일에 대해서도 긍지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날마다 조금씩 그리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낼 수 있는 것이 기토이다.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혼자서만 너무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기토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일했으니 늘 인정받기를 갈구한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혼자서만 너무 열심히 일을 해서 동료들로부터 이기적이라는 눈총을 받을 때가 많다. 기토의 성실함이 독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기토는 겉으로는 냉철해 보이지만 속은 굉장히 여리다. 또한 모든 것을 끌어안고 혼자서 소화해야 하는 특유의 성향 탓에 갈등을 끌어안는 경우가 많다. 대외적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자기표현을 속 시원하게 하지도 않는다. 이런 성향 탓에 기토는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가슴속에 풀어야 할 과제와 화가 많은 것이다.

 

교사, 상담사

기토는 낯선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너무 약해서 변수 만드는 것 자체를 꺼린다. 변수가 생기면 대처할 수 없으니 아예 변수가 생기지 않게 하나에서 열까지 자기 관리를 통해 극복해 내는 것이다. 기토는 사회생활을 할 때 누군가에게 꼭 의존하려 한다. 단짝을 만들어 그 사람하고만 친하게 지내며, 어떤 일을 처리할 때 단짝에게 모든 것을 물어본다. 낯선 곳에서 자신의 고유 영역을 확보하려는 행동이다. 기토는 교사나 상담사, 종교인에 잘 어울리는 기운이다. 새롭고 낯선 것을 추구하지 않고, 안으로 향하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감정을 잘 헤아리는데, 본인이 상처를 많이 받아 봤기 때문이다. 단짝과 비밀을 공유하려는 기토의 성향도 교사나 상담사의 직업에 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기토의 힘이 강한 사주

태어난 날의 천간, 즉 일간이 기토일 경우, 본질적으로 기토의 정체성을 갖고 태어났다고 본다. 기토 일간은 평생 기토의 이상을 향해 나아간다. 일간인 기토의 주변에 화 기운과 토 기운이 많다면, 일간은 화 기운과 토 기운의 도움에 힘입어 강한 힘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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